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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편지
김 가 배
그녀가 보낸 편지를 읽노라면
나는 내내 가슴이 울렁거렸다
푸른빛 자모들이 포말을 일으키며 몰려가고 몰려오고
두루마리를 펼칠새도 없이 걷어가고 또 펼치고
참 세상은 아리고 푸르다
푸른색 언어가 주는 격정과 평화
소나무 밭이었다가 *청무우 밭이었다가
아아 쓰러지는 저 아득한 산맥들
벅찬 가슴을 추스르느라 나는
얼마나 맞고함을 쳐 댔는지 목이 쉬었다
목이 쉬기는 그녀나 나나 마찬가지였지만
지칠줄 모르는 격정에
나도 덩달아 무너지고 있엇다
뒤채는 푸그녀의 치마폭에
흰구름이 내려와 얼굴을 묻고 있었다
몸을 섞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이랴 만
시치미를 뚝 떼는 모양새라니....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던 듯
옷매무새를 고치는 그녀
그녀의 변덕에 화가 나 돌아서려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읽는
그녀의 편지는 詩였다. 그렇다
격정의 음악 이었다
고흐가 문질러댄 멍든 푸른색 그림이었다
분출하는 내 영혼의 산맥이었다
가슴을 잡아 흔든 내혼의 신전이었다
몇채의 가람과 몇송이 장미도 꽃 피우는
아름다운 장원도 품고 있는 신령스런 산맥
나는 오늘도 그녀에게 경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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