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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이야기 / 이해인
뒷산에 오를 때마다
한두 개씩 보물을 줍듯
주워 온 솔방울들이
- 여러 개 모여 있는 나의 방안에서
그들의 산 이야길 들으며
산을 생각하는 파아란 기쁨
모두 다 저마다의 이야길 지녀
생긴 모습도 조금씩 다른 걸까
어느 날은 내게
숲속에서 만난
산꿩 가족의 정다운 모습과
도토리 줍는 다람쥐의
귀여운 몸짓을 이야기해 주고
또 어느 날은
내가 좋아하는
진달래나 철쭉의 다른 점을
이야기해 주었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눈이 아플 때면
정든 친구를 만나 보듯
솔방울을 본다
몸이 아파 하루종일
혼자 누워 있을 때도
송방울들 때문에
심심하지 않았지
그들의 바다 이야길 들으며
바다를 생각하는
파아란 기쁨
- 어느 날은 내게
소나무 꼭대기에서 바라보았던
파도와 수평선과 갈매기의 모습을
한 폭의 그림 그리듯 이야기해 주고
또 어느 날은
바다에 펼쳐진 저녁 노을의 모습을
지는 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 주었지
내가 좋아하는
좋은 친구 솔방울들은
끝도 없는 이야기 방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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